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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 끝에 슬픈 안녕

기사입력 2022.06.08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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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웃음 끝에 슬픈 안녕


    시인 : 이청리  


    웃음 끝에 찾아 온 

    슬픈 안녕이여


    팔도강산 굽이굽이 

    발로 밟는

    그 세월이 얼마였소


    조선 시대 

    보부상처럼 등짐지고

    전국을 떠돌던 

    그 발끝으로

    찾아가지 못한 곳은 

    북녘 하늘 밑 빼고

    모두 다니지 않았소


    대동여지도를 그렸던 

    김정호처럼

    웃음의 대동여지도를 

    그리지 않았소


    울고 웃게 했던 

    사람들의 인생사를

    다독이는 

    그 구수한 웃음의 보따리를


    오늘 여기 지차꽃 피는

    6월의 그늘 아래

    현충일 다음 다음 날 

    남겨 두고 떠나셨소


    일요일 오후 

    전국 노래자랑 

    웃음의 장마당으로 열었는데


    이젠 이 안녕 

    다음으로 열 

    전국노래자랑 장마당은

    한 동안 가슴이 텅 빌 듯 싶소


    하늘 가는 길 멀어 

    가다 잠시 쉬거들랑

    한 수 거들어 주오


    우리가 

    웃음의 노자돈 드리오리니 

    잘 가시오


    이 말보다

    다시 오라는 애원뿐이다오


    한 세월을 

    곰삭은 웃음은 이대로 둔 채

    떠난 자리가 허다오


    백 세 인생의 

    웃음보따리를 열기를 더 바랬다오


    한 폭만 늦추었다면 

    백 세를 거뜬하게 열어

    울고 웃는 

    인생사 희로애락의 

    다리를 건널 텐데

    이쯤에서 보내드려야 하는

    이 절절함이 

    울음빛으로 물들어 웃음꽃 같소


    잘 가오 

    잘 가오 울면서 웃어야 하는 

    우리 곁에서

    이토록 웃음이 

    울음빛으로 물들어 

    웃음 꽃밭인줄

    미처 몰랐다오 

    당신을 이 꽃길로 보내드리오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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