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금)
'황미정'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124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인류세’라고 들어본 적이 있는가? ‘인류세’라는 단어를 처음 접했던 곳은 몇 년 전 과학예술비엔날레 미술관에서였다. 많은 전시품과 해설이 있었지만, 나로서는 쉽게 이해가 되지 않았던 전시회로 기억된다.그 당시 무슨 뜻인지도 모르면서 뇌리에 깊이 새겨진 하나의 단어가 바로 ‘인류세’이다. 얼 C. 엘리스의 저서 인류세에 용어에대한 설명이 나온다. 인류세라는 단어는 2014년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등재되면서 다음과 같이 정의되었다. “현재의 지질학적 시대. 인간의 활동이 기후와 환경에 지배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간주...
주오대학교 교수 리키마루 사치코 지난 주 아는 분에게 걷기명상이라는 이야기를 들어서 나도 해 보았다. 나중에 찾아봤더니 내가 한 것은 좁은 뜻으로 하는 걷기 명상은 아니었지만 걸으면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즐기며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 시작 첫날은 비가 내리고 있었다. 공원 안에 있는 꽃, 나무, 새들은 비가 내려도 그 환경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인간만이 자연을 지배하려고 하고 그 태도 때문에 오히려 자연질서에서 단절된 느낌이 들었다. 요즘 문제가 되는 지구온난화도 인간이 환경을 지배하려고 활동한...
유은지 칼럼리스트 아침에 일어나 잘 익은 사과를 식초 물에 넣어 둔다. 잠시 뒤 흐르는 물에 씻어내 물기를 적당히 닦아내면 사과의 표면에 윤기가 흐른다.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사과를 한입 베어 물면 상쾌하고 달달한 맛에 입안이 즐거워진다. 사과를 먹는 습관은 건강하게 살고 싶은 나의 바람에서 시작되었다. 식사를 거르기보다 조금이라도 건강을 챙기기 위해 먹고 있지만, 작은 사과 하나가 아침 시간 활력을 가져다주는 것을 체험하고 나서부터 루틴처럼 하는 행동이기도 하다. 샤워하기, 옷 입기 등 우리가 하는 경험 ...
주오대학교 교수 리키마루 사치코 2주일 전에 색소폰의 발표회를 앞두고 정신이 없다는 글을 썼다. 당일 실수도 있었지만, 청중과 소통하는 마음으로 연주하려는 목표는 일단 달성했다. 발표회를 끝낸 지난 주말에 다시 연습을 하려고 음악학원을 다녀왔다. 발표회에 너무 신경을 써서 아주 피곤했고 동시에 미뤄둔 일이 많아 며칠 동안 연습할 수 없었다. 그렇기에 연습을 시작했을 무렵, 연주할 때 숨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입 모양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기억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15분정도 하다가 다행히 감각이 돌아...
나는 가끔 엄마와 오래전 함께 겪었던 한 사건을 두고도 서로 다른 기억 때문에 실랑이를 벌이곤 했었다. 엄마의 말을 듣고 있노라면 마치 어제 일어난 일처럼 생생하게 느껴진다. 나 역시 주장을 꺾지 않고 팽팽히 맞서고 결국엔 엄마는 화를 참지 못하고 드러눕고야 만다. 나는 그때가 되어서야 사과를 하고 상황은 종료된다. 따지고 보면 누구의 기억도 정확하다고 할 수 없는데, 그때는 왜 그렇게 고집스럽게 우겼을까 싶다. 오기였을까? 내가 틀리지 않았음을 인정받고 싶었던 것일까? 지금의 나라면 이런 상황에서 대부분...
유은지 칼럼리스트 피로가 몰려오거나, 마음이 자꾸만 아래로 떨어지는 날에는 달달한 무언가를 찾게 된다. 그럴 때, 초콜릿 하나를 사서 한 입 베어 무는데, 입안 가득 초콜릿이 녹아내리는 순간이 오면, 바닥으로 내려앉던 기분이 조금은 나아질 때가 있다. 초콜릿, 그 달달하고 감미로운 맛과 향은 어느 누구에게나 즐거움을 안겨다 주는 매력이 있는 듯하다. 너무 많이 섭취하면 건강에 좋지 않다고 인식되기도 하지만 실제로 초콜릿은 세로토닌과 엔도르핀의 분비를 촉진하여 행복감을 주기도 한다. 어린 시절, 초콜릿을 ...
“저 오늘이 마지막이에요.” 몇 달 전부터 찾기 시작한 카페의 직원이 주문을 받으면서 말한다. “어머, 왜요? 서운해서 어떡해요.” “좀 멀리 이사 가게 됐어요. 손님께는 이야기하고 가야 할 것 같아서 처음 말씀드려요.” “얘기해줘서 감사해요. 그동안 고마웠어요.” 라며 서운한 마음 가득 담아 마지막 인사를 건넨다. 작년 긴 겨울이 시작될 무렵부터였나 보다. 해가 뉘엿뉘엿 넘어갈 때쯤이면 나는 카페 문을 열고 들어온다. 따뜻한 커피를 주문하고 통유리창 너머 짙어가는 어둠을 벗 삼아 내 안의 고독과 만났고...
주오대학교 교수 리키마루 사치코 현대는 셀프브랜딩의 시대라고 한다. 셀프브랜딩이란 자기만의 가치를 브랜드화하여 특정 분야에 대해서 자신을 떠올릴 수 있도록 만드는 과정이라고 정의된다. 하지만 브랜딩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 네가 하고 싶은 것을 찾아서 나만의 가치를 만들어라. 나만의 가치. 나다움. 자주 듣는 말이다. 그럼 나만의 가치는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나는 외국어 공부와 글쓰기를 좋아한다. 그래서 내가 배운 외국어를 ...
겨울 동안 잠시 쉬었던 새벽 운동을 몇 달 만에 다시 시작한다. 오랜만에 찾은 공원에서 시선을 끄는 것이 있다. 그것은 소나무. 이 공원에 소나무가 이렇게 많았던가? 그 존재조차 기억에 없었던 소나무를 새삼스레 깨닫게 된 것은 소나무로부터 얻는 “쉼” 때문이다. 산과 숲을 좋아하는 나는 일부러 시간을 내서라도 다녀온다. 소나무는 우리나라 산 어디에서나 자라고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나무이다.나 역시 소나무가 우거진 숲 가운데로 난 길을 걷는 그 시간이 좋다. 그날 찾은 숲은 오랜 세월 그 자리의 주인이었음을 말해주듯 두...
주오대학교 교수 리키마루 사치코 시험이나 다른 발표회 때문에 쉽게 긴장되는 사람은 적지 않을 것 같다. 나도 그런 사람이다. 나는 색소폰을 배우기 시작한 지 약 1년이 되었고 올 3월 3일에 첫 발표회가 있다. 지난해 1월에 시작했을 때 발표회 신청 마감날이 이미 지나가기 때문에 작년에 있었던 발표회에 참석은 못 했다. 그렇기에 올해 당연히 참석하려고 열심히 연습했다. 하지만 연습하면 할수록 그 대가를 원하기 시작한다. 잘하고 싶다는 마음만이 커진다. 원래 완벽주의자인 성격이 이런 경우에는 역효과를 낳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