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17 (목)

  • 맑음속초19.3℃
  • 구름많음14.4℃
  • 흐림철원11.7℃
  • 흐림동두천16.5℃
  • 흐림파주14.1℃
  • 구름조금대관령14.7℃
  • 구름조금춘천13.9℃
  • 안개백령도9.3℃
  • 구름많음북강릉21.8℃
  • 구름많음강릉22.1℃
  • 구름많음동해19.0℃
  • 구름많음서울18.7℃
  • 흐림인천17.8℃
  • 맑음원주18.2℃
  • 흐림울릉도15.5℃
  • 맑음수원19.4℃
  • 맑음영월15.6℃
  • 맑음충주20.1℃
  • 맑음서산17.9℃
  • 흐림울진18.1℃
  • 맑음청주21.5℃
  • 맑음대전21.4℃
  • 맑음추풍령16.4℃
  • 맑음안동16.6℃
  • 맑음상주16.1℃
  • 구름조금포항20.2℃
  • 맑음군산20.3℃
  • 구름많음대구18.9℃
  • 맑음전주21.3℃
  • 구름많음울산18.6℃
  • 흐림창원17.7℃
  • 맑음광주19.5℃
  • 흐림부산16.8℃
  • 흐림통영17.6℃
  • 구름많음목포17.5℃
  • 흐림여수15.4℃
  • 안개흑산도12.9℃
  • 구름많음완도21.2℃
  • 맑음고창19.2℃
  • 흐림순천14.3℃
  • 맑음홍성(예)20.5℃
  • 맑음21.4℃
  • 맑음제주20.4℃
  • 흐림고산16.1℃
  • 흐림성산18.0℃
  • 비서귀포18.0℃
  • 흐림진주17.2℃
  • 흐림강화16.7℃
  • 맑음양평19.1℃
  • 맑음이천19.6℃
  • 구름많음인제15.0℃
  • 맑음홍천15.3℃
  • 맑음태백17.3℃
  • 맑음정선군15.7℃
  • 맑음제천17.8℃
  • 맑음보은19.0℃
  • 맑음천안19.6℃
  • 맑음보령20.6℃
  • 맑음부여20.0℃
  • 맑음금산21.2℃
  • 맑음21.5℃
  • 맑음부안20.7℃
  • 구름많음임실17.7℃
  • 맑음정읍20.3℃
  • 맑음남원19.9℃
  • 구름조금장수18.3℃
  • 맑음고창군20.0℃
  • 맑음영광군19.7℃
  • 흐림김해시16.3℃
  • 구름조금순창군18.9℃
  • 흐림북창원18.5℃
  • 흐림양산시17.1℃
  • 맑음보성군18.2℃
  • 맑음강진군20.0℃
  • 맑음장흥19.2℃
  • 흐림해남19.5℃
  • 맑음고흥19.9℃
  • 흐림의령군19.1℃
  • 맑음함양군16.8℃
  • 흐림광양시16.8℃
  • 흐림진도군16.4℃
  • 맑음봉화16.1℃
  • 맑음영주16.1℃
  • 맑음문경16.0℃
  • 구름조금청송군16.5℃
  • 구름조금영덕17.0℃
  • 맑음의성18.6℃
  • 맑음구미19.1℃
  • 흐림영천17.6℃
  • 맑음경주시21.1℃
  • 맑음거창17.6℃
  • 흐림합천19.3℃
  • 흐림밀양18.8℃
  • 맑음산청17.6℃
  • 흐림거제17.1℃
  • 흐림남해18.9℃
  • 흐림17.4℃
'우리는 정신장애인과 이웃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다큐영화 '옆집'에서 그 답을 말하다
  • 해당된 기사를 공유합니다

핫이슈

'우리는 정신장애인과 이웃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다큐영화 '옆집'에서 그 답을 말하다

옆집 Neighborhood

김문근(대구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편견과 낙인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우리 속에 내재화되고, 우리의 생각과 감정을 좌우한다. 정신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낙인에도 불구하고 그들과 이웃으로 살아갈 용기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 이 영화는 특별한 메시지를 강요하거나 정신장애인을 이웃으로 받아들여 달라고 목소리를 높이지 않는다. 우연히 정신장애인과 이웃이 된 화자(영화감독)가 정신장애인과 만남을 갖고 대화하며 그들의 삶을 깊숙이 들여다보는 동안 그들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 확대되는 과정을 잠잠히 따라오게 한다. 그 여정의 끝에서 우리도 정신장애인과 함께 이웃으로 살아 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공감을 갖게 된다. 이 영화는 정신장애인을 멀리 분리되어 존재했으면 하는 그들이 아니라 우리와 함께 살아가며 함께 나눌 이야기가 있는 이웃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다는 데 특별한 매력이 있다.


긴밀한 이해관계나 상호작용이 요구되지 않는다면 우리가 정신장애인을 포용하는 교양있는 사람처럼 태연하게 행동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우연히 그들과 이웃으로 살아가야 하는 상황을 맞닥뜨린다면 자신도 모르게 이슬비에 옷 젖듯이 학습된 사회의 편견과 낙인이 우리 마음 깊은 곳에서 요동치기 시작할 것이다. 이제부터 자신의 이익과 안전이 유일한 관심이 된다.

 

이 영화의 화자는 우연히 이사 온 곳에서 정신장애인이 이웃임을 발견하고 아내와 어린 아들의 안전을 염려한다. 그러다 그들과 인사를 나누고 대화하며, 그들의 삶을 잔잔히 들여다보며 그 고단한 삶의 목소리를 경청한다. 이 영화는 어떤 인위적인 각본도 염두에 두지 않은 듯 있는 그대로 그들의 관점에서 그들의 삶을 깊숙이 들여다본다. 그들이 식사하고, 잠들고, 일하러 나가고, 대화하거나 담배를 피고, 가족을 찾아가고, 병원에 치료를 받으러 가거나 입원하고, 서로 갈등하는 일상을 놓치지 않고 담아낸다. 카메라 앵글은 정신장애인의 삶을 따라잡는 화자의 시선이자 마음의 동선처럼 느껴진다. 한 분이 저희를 찍으시니까 어때요?’ 불현 듯 말을 걸지만 화자는 어떤 대답도 하지 않는다. 대답을 듣지는 못했어도 질문을 던진 정신장애인의 표정은 평안하기만 하다. 아마 이 영화는 그 질문에 대한 훌륭한 답변일 것이다.

 

편견과 낙인 때문에 정신장애인과 만나거나, 대화하거나, 함께 하루를 지내거나, 함께 일하거나, 이웃으로 더불어 살아간다는 것은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이들에게 이 영화는 낯섦, 불편함, 호기심을 함께 불러일으킨다. 하루하루 정신장애인의 삶을 따라가며 그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그들의 삶과 아픔에 자신도 모르게 공감하게 된다. 병원에서 퇴원한 이들은 한마음의집(공동생활가정)에서 자립을 꿈꾸지만 쉽지는 않다. 자립을 위해 제빵기술을 배우지만 좌절을 경험하기도 하고, 복지카드 갱신이 안 될지도, 기초생활보장수급이 끊길지도, 또 조금이라도 자기 목소리를 높이면 정신질환이 재발했다는 진단과 함께 정신병원에 다시 입원될지도 모른다는 불안이 끊이지 않는다. 두려울 정도로 실패와 좌절을 반복하기도 하지만 한마음의집 가족들이 제공하는 끊임없는 격려와 지원은 큰 힘이 된다. 함께 밥 지어 먹고, 약 챙겨 먹고, 작업장 다녀오고, 가끔 나들이나 여행을 다녀오고, 사소한 일상의 대화를 나누고, 물끄러미 서로를 바라보거나 담배를 피며 염려를 잊고 무료함을 달래는 것이 이들의 일상이다. 그렇게 밤이 저물고 거리에는 어둠이 내리고 또 아침이 밝아온다. 봄이 오고, 여름이 오며, 가을이 가고 겨울이 찾아오는 도시의 한 구석진 곳에서 정신장애인들도 우리의 이웃으로 살아가고 있음을 이 영화는 담백하게 보여준다.


이 영화는 정신장애인의 질병과 장애, 재활과 자립을 위한 시도와 좌절, 심지어 자살과 같은 슬픈 이야기를 그리기는 하지만 절망이나 허무가 아닌 희망으로 끝맺고 있다. 아내와 아들의 안전을 걱정하던 화자(영화감독)의 아들이 아무렇지 않게 한마음의집에 찾아와 정신장애인들과 어울리고, 장기와 체스를 배우는가 하면 간식을 나눠먹기도 한다. 어린 아이들 눈엔 정신장애인은 여느 이웃집 형, 삼촌과 다를 바 없다. 아빠가 먼저 정신장애인을 이웃으로 받아들이고, 관계 맺고, 대화하며 공감한 덕분에 어린 아들이 편견과 낙인 없이 정신장애인과 이웃으로 살아갈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것이다. 이처럼 정신장애인과 함께 이웃으로 만나 인사하고, 대화하며, 관계 맺으며 살아간다면 편견과 낙인을 넘어서는 진정한 사회통합이 가능하지 않을까 한다.

https://youtu.be/Z3t8hGp1vg0?si=zCBnoPMGd8ZvM2yJ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