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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 끝에 슬픈 안녕
시인 : 이청리
웃음 끝에 찾아 온
슬픈 안녕이여
팔도강산 굽이굽이
발로 밟는
그 세월이 얼마였소
조선 시대
보부상처럼 등짐지고
전국을 떠돌던
그 발끝으로
찾아가지 못한 곳은
북녘 하늘 밑 빼고
모두 다니지 않았소
대동여지도를 그렸던
김정호처럼
웃음의 대동여지도를
그리지 않았소
울고 웃게 했던
사람들의 인생사를
다독이는
그 구수한 웃음의 보따리를
오늘 여기 지차꽃 피는
6월의 그늘 아래
현충일 다음 다음 날
남겨 두고 떠나셨소
일요일 오후
전국 노래자랑
웃음의 장마당으로 열었는데
이젠 이 안녕
다음으로 열
전국노래자랑 장마당은
한 동안 가슴이 텅 빌 듯 싶소
하늘 가는 길 멀어
가다 잠시 쉬거들랑
한 수 거들어 주오
우리가
웃음의 노자돈 드리오리니
잘 가시오
이 말보다
다시 오라는 애원뿐이다오
한 세월을
곰삭은 웃음은 이대로 둔 채
떠난 자리가 허다오
백 세 인생의
웃음보따리를 열기를 더 바랬다오
한 폭만 늦추었다면
백 세를 거뜬하게 열어
울고 웃는
인생사 희로애락의
다리를 건널 텐데
이쯤에서 보내드려야 하는
이 절절함이
울음빛으로 물들어 웃음꽃 같소
잘 가오
잘 가오 울면서 웃어야 하는
우리 곁에서
이토록 웃음이
울음빛으로 물들어
웃음 꽃밭인줄
미처 몰랐다오
당신을 이 꽃길로 보내드리오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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