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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사서원, 군인에서 다함께돌봄센터 돌봄교사로

기사입력 2021.11.17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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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시 서구 다함께돌봄센터 2호점에서 돌봄교사로 일하는 이지혜씨

     

    군인에서 돌봄교사로, 지금까지 ‘나’는 잊어라.

    인천시사회서비스원이 수탁 운영하는 서구 다함께돌봄센터 2호점 돌봄교사 이지혜(43)씨는 흥미로운 이력을 가졌다. 직업군인에서 돌봄교사로 완전히 다른 삶을 살고 있다.

    10년간 직업군인이던 그는 셋째 아이가 두 돌 됐을 무렵인 2017년 대위로 전역했다. 대학 졸업 후 군 생활을 시작했기에 다른 직업은 생각해보지 않았던 터라 제대 이후 적성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전역 후 바로 1년간 계약직 군무원으로 일했던 그는 계약 연장도 가능했지만 ‘내 길이 아니다’며 박차고 나왔다.

    30대 후반. 두 살씩 터울지는 아이 셋을 키우며 아동복지가 눈에 들어왔다. 군무원으로 계약 기간이 끝나고 새로운 길을 가기로 했다.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지 해서 경력을 채워야겠다 마음먹었다.

    10일짜리 초등학교 원격수업 봉사활동은 물론이고 1년 계약직 평생교육사로, 드림스타트 지역아동센터 기초학습 지도교사로 일했다. 그 중 주간 근무시간이 20시간을 넘지 않는 단시간 근무한 평생교육 프로그램 설계 경험은 무엇보다 큰 자원으로 남았다.

    이렇게 일하면서 육아도 했고 틈틈이 공부도 이어갔다. 평생교육사 2급 자격증과 사회복지사 2급 자격, 보육교사 2급, 청소년지도사 2급 자격증을 취득했고 지금도 도전 중이다.

    이지혜 씨는 “잠은 죽어서 자는 것이라 생각하면서 아이들이 모두 잠든 밤, 새벽 시간에 공부했다”며 “군 제대 이후 할 일이 없다는 생각에 자존감이 크게 떨어졌지만 이렇게 공부하고 자격증을 따고 또 도전하면서 그런 감정에서 조금씩 자유로워졌다”고 말했다.

    작은 도전은 조금씩 경력으로 쌓였고 드디어 기회가 왔다. 지난 7월 서구 다함께돌봄센터 2호점 돌봄교사 채용 공고를 보고 바로 지원했다. 10일 근무했던 경력까지 5년간 기록을 모두 써넣었다. 무더위와 함께 지난 8월 돌봄교사 활동을 시작했다.

    이 씨는 “단기로 일했어도 근무했다는 증명서를 요청하면 문서로 받을 수 있었기에 언젠가 재취업할 때 도움이 되는 것이라 모두 가지고 있었다”며 “센터 채용 당시 인천사서원에서 작은 경력도 모두 인정해줬기에 이렇게 좋은 일자리를 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도 도전 중이다. 아직 마치지 못한 교육학 석사 과정을 다시 시작했다. 내년에 졸업 논문을 쓰는 것이 목표다. 주경야독에 육아까지 더해져 만만치 않지만 포기하지 않을 생각이다.

    이 씨는 “경력보유여성들이 다시 일을 시작하려 해도 아이 키우는 데 지치고 단기 계약직 일자리가 대부분인 탓에 도전했다 포기하기를 반복한다”며 “나 역시 군인으로 10년간 일했지만 새로운 일을 하려니 그 시간은 ‘0’과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작은 일이라도 계속 꾸준히 하면서 길을 찾아가다보면 언젠가 이런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모두 포기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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