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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키마루 사치코의 행복 씨앗】 앞으로가 안 되면 옆으로

기사입력 2024.03.03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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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오대학교 교수 리키마루 사치코>

     

     

    시험이나 다른 발표회 때문에 쉽게 긴장되는 사람은 적지 않을 것 같다. 나도 그런 사람이다.

     

    나는 색소폰을 배우기 시작한 지 약 1년이 되었고 올 33일에 첫 발표회가 있다. 지난해 1월에 시작했을 때 발표회 신청 마감날이 이미 지나가기 때문에 작년에 있었던 발표회에 참석은 못 했다. 그렇기에 올해 당연히 참석하려고 열심히 연습했다.

     

    하지만 연습하면 할수록 그 대가를 원하기 시작한다. 잘하고 싶다는 마음만이 커진다. 원래 완벽주의자인 성격이 이런 경우에는 역효과를 낳는다. 극복하기가 어려운 전형적인 발표 공포증이다.

     

    필기시험이라면 공부하면 되지만 발표회와 같은 직접 행동이 수반되는 이벤트에 대해서는 늘 잘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

     

    떨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언도 그동안 많이 읽었다. “먼저 많이 연습해라!” 당연한 조언이다. 하지만 연습을 많이 한다면 또 발표불안증이 고개를 든다. 이 괴물이 나에게 말한다.

     

    - 이렇게까지 연습했으니 당연히 잘할 수 있지?

    - 잘 못하면 안 되지!

     

    자신을 질타격려(叱咤激励)해야 할 연습이 거꾸로 자신을 몰아간다.

     

    내가 다니는 음악교실에는 당연히 나보다 오랫동안 색소폰을 연주하는 분이 많다. 다른 분들의 연주는 나에게 큰 동기부여가 된다. 하지만 아직 그 수준까지 내가 도달하지 못 한다는 현실도 당연히 보아야 한다. 그 분들보다 늦게 시작했으니 당연하다. 그렇게 생각할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평소 나는 내가 원하는 것을 다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신념을 갖고 산다. 아주 긍정적인 마이드이지만 발표회와 같은 경우에는 그 신념이 너무나 부정적인 효과를 준다.

     

    타인과 비교할 필요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교를 원한다면 과거의 나와 비교하라.”

     

    이것도 자주 듣는 말이다.

    연습했으니 전보다 조금이라도 더 잘할 수 있게 된 것을 나도 안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기준에 아직 도달하지는 못한다. 타인과 비교하느냐라는 문제가 아니라 내가 현재의 나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주지 못하는 것이다.

     

    완벽하게 하려고 하지 말고 이 기회를 즐겨라.”

     

    긴장되지 않는 비결 중에 이런 조언도 자주 보인다.

     

    그런 조언들을 몇 번이나 머릿속에 반복하며 며칠 동안 보내고 있었다. 고민하고 있어도 어쩔 수 없으니 이렇게 불안하게 되는 것보다 차라리 연습해야 하는 것이 낫다고 연습도 평소보다 더 많이 하기도 했다.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한 행동이었지만 연습을 하면 할수록 괴물이 또 귓가에 속삭인다.

     

    - 연습을 많이 했으니 잘할 수 없으면 안 되지!

     

     

    어느 날 우연히 한 노래를 들었다. 일본 가수 노래이며 주제는 도전이었다.

    노래는 이렇게 말했다.

     

    "날아가 보자, 앞으로가 안 되면 옆으로

     

    나는 깨달았다.

    기본적으로 도전이란 앞에 가려고 하는 것이다. 하지만 옆에 가도 괜찮다. 중요한 것은 도전을 시작하는 것, 일단 시작하면 계속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순조롭게 앞으로 날아가지 못해도 된다.

     

    그것을 알게 돼서 조금 마음이 가벼워졌다. 청중에게 잘하는 연주는 듣기 좋지만, 그것보다 그들은 음악을 즐기려고 온다.

     

    악기 연주도 스피치도 성공한 사람의 공통점이 있다고 한다. 바로 청중과 대화, 소통하는 것이다.

     

    발표회까지 더 일주일 남아 있다.

     

    옆으로 날아가면서 당일 날 음악을 통해 청중과 소통할 수 있다면 그것은 나에게는 굉장한 성공이다. 독자분들의 도전도 성공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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