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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희 칼럼] ‘인류세’라는 새로운 시대

기사입력 2024.03.25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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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류세라고 들어본 적이 있는가? ‘인류세라는 단어를 처음 접했던 곳은 몇 년 전 과학예술비엔날레 미술관에서였다. 많은 전시품과 해설이 있었지만, 나로서는 쉽게 이해가 되지 않았던 전시회로 기억된다.그 당시 무슨 뜻인지도 모르면서 뇌리에 깊이 새겨진 하나의 단어가 바로 인류세이다.

     

    C. 엘리스의 저서 <인류세>에 용어에대한 설명이 나온다.

     

    인류세라는 단어는 2014년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등재되면서 다음과 같이 정의되었다.

     

    현재의 지질학적 시대. 인간의 활동이 기후와 환경에 지배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간주되는 시대

     

    아직 공식적으로 인정을 받은 지질시대의 명칭은 아니다. 국제층서위원회(ICS)에서 검토 중이지만 하나의 지질시대로 구분하기에는 그 기간이 짧다는 의견이 많다.

     

    45억 년 지구 역사에서 어느 한 ()이 지구 환경에 지금처럼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 적은 없었다고 한다. 지구 환경에 극적인 변화가 있었던 사건을 대멸종이라 하는데 지금껏 5번의 대멸종이 있었다. 소행성의 충돌, 화산 활동, 기후 변화에 따른 빙하기 등을 원인으로 꼽는다. 언젠가 다가올 6번째 지구 대멸종의 원인은 인간이 될 것이라고 한다.

     

    무분별한 개발과 산림 파괴, 화석연료 사용, 산업혁명 이후 눈부신 경제, 과학, 문화 발전의 이면에는 지구의 말 없는 희생이 있었다. 이미 탄소 배출량은 위험수위를 넘어갔으며 기후 변화로 인한 기온 상승 등 오랜 시간 축적된 문제의 씨앗들이 무서운 열매를 맺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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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역시도 그 원인을 제공하는 인간 중의 한 사람임을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해진다. 과연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텀블러를 들고 다닌다고 도움이 얼마나 될까? 자가용 대신 지하철을 이용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내가 하는 작은 일들이 과연 도움이 되기는 되는 걸까? 회의가 들 때도 있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지구에 대한 인간의 직무유기다. 우리는 무엇이라도 해야 한다.

     

    간간이 고래나 거북이의 뱃속에 플라스틱이며 각종 쓰레기가 가득 찬 채 발견되는 뉴스를 접할 때면 정말 울고 싶어진다. 인간은 무슨 자격으로 지구의 모든 생명체 위에서 군림하며 함부로 할 수 있는 것인지 이 오만함이 무섭다. 지구 최대의 재앙은 진화한 인류가 아니었을까 싶다.

     

    다행히 현재 전 세계적으로 자연 생태계 파괴와 기후 변화에 따른 위험성을 인식하고 함께 해법을 찾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온실가스 배출량의 단계적 감축안을 담은 파리기후협약 등을 들 수 있다. 간절히 바라는 것이 있다면 미래의 인류를 위한 대범한 결정들이 이루어졌으면 한다.

     

    최근 지구의 생명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본 것이 인류세를 다시 떠올리는 계기였다. 지구의 생명에 관한 내용으로 보는 내내 인류의 암울한 미래가 예견된 것 같아 한숨이 절로 나왔다. 그나마 한 가닥 위로의 말은 인간은 지구의 변화를 이해하는 최초의 종이라는 것. 또한, 이를 바로 잡기 위해 뭘 해야 하는지 안다는 것이다. 아직 우리와 지구의 미래는 희망이 존재한다는 말이 아닐까? 6번째 대멸종은 실현되지 않을 가능성인 채로 남기를 바라며, 과연 우리가 미래의 지구와 인류를 위해서 지금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새로운 질문을 던져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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