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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례초등학교 총동창 한마음 축제

기사입력 2022.10.09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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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굴산과 한우산의 정기를 품은 가례초등학교 총동창은 정기총회 & 한마음 축제를 10월 둘째 주 토요일인 지난 8일 모교서 열렸다. 어느 때 보다 성황리에 막을 올린 한마음 축제서 오랜만에 모인 동창들은 타임캡슐을 쏙쏙 꺼집어 내 어린 날을 회상하며 선물처럼 나누고, 지나온 발자취와 추억담을 전하기에 여념이 없다. 뿐만 아니라 김해지부 아랑고고 장구팀의 식전행사로 시작된 정기총회는 학교 발전기금 전달 등으로 훈훈한 정을 나누기도 했다. 축제는 사회자의 매끄러운 행사 진행과 트롯 신동 뮤지션 박정수군 외 초대 가수들의 신랄한 분위기와 다양한 레크레이션으로 시간 가는 줄 모르는 화합의 한마당은 동심의 세계로 이어졌다. 선후배님들의 환한 인사와 맛난 음식들로 아름다운 기운까지 가득 채운 선후배님들은 명랑운동회와 노래자랑 그리고 이어진 경품행사들로 마냥 즐거운 시간이였다. 더욱이 초대 내외빈과 동문들의 협찬과 찬조로 제각각 풍성한 경품을 받아든 동창회원들의 해맑은 미소가 운동장을 가득 메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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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0년대 초반 ‘아이러브스쿨’이란 동창 찾기나 영화 ‘친구’의 영향으로 20·30대 층에서 동창회가 잠시 붐을 이루기도 했었다. 하지만 요즘은 40대 이상에게 초등학교 동창회는, ‘필수 모임’이다. 그들 말인즉 ‘삶의 활력소 역할’을 한다는 것. 초등학교 동창생의 머리에 흰서리가 내리고 가슴과 허리선이 구분 안되는 나이, 선생님과 함께 모이면 누가 스승이고 누가 제자인지 구별하기 어려운 중년들이, 이토록 초등학교 동창회에 열광하는 이유가 뭘까? 싸우고 울던 기억조차 아름다운 추억으로 포장되는 초등학교 시절. 순수한 그 시절로 잠시 돌아가는 동창회는 그래서 단연 인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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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고·대학교 동창회가 다 열리지만 초등학교 동창들처럼 푸근하고 편하지는 않단다. 모이면 매번 옛날 얘기만 하는 데도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단다. “얼굴은 녕감이지만 맴만은 알라(어린이)가 되는 것 같다아이가! 우짜덩가 잔머리 안 굴리는 모임이라 내는 마~ 좋다”라는 대선배님의 구수한 사투리가 정겹다.


    ▲저마다 다른 명함을 내밀지만 그걸로 서로를 평가하지는 않고, 그저 ‘유난히 코를 많이 흘리던 코 찔찔이’ 선호! ‘항상 뿌우웅~대던 방귀대장’00이 ‘도시락에 이틀이 멀다고 계란말이 반찬 싸오던 부잣집 이쁜뇬’ 등, 그 시절의 특징으로만 기억하고 그대로 인정해주는 곳이다. 신통방통한 것은 아무리 주름이 늘어나고 각기 다른 직업을 갖고 있어도 그때 새침했던 영순이는 지금도 새침하고, 까불이 선호는 여전히 주책이고, 자치기나 고무줄놀이 대신 마이크 잡고 열창하면서 칠성사이다가 아니라 쏘주로 입가심을 하지만 초등학교 동창회에서만은 소년, 소녀가 된다.


    ▲초등학교 동창회가 활성화되면서 모임의 성격도 진화되고 있다. 그저 수다 떨고, 밥먹고, 술 마시고, 노래방 가는 것이 아니라, 톡톡 튀는 독특한 모임을 연출하거나 학교나 지역발전을 위한 봉사활동을 하는 등, 시대 변화에 적응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과거 컴맹이었던 중년들이 매일 밴드 또는 단체톡에 들러 친구들의 근황을 파악하거나 글을 올리는 것이 하루의 일과가 되었다는 이들도 많다. 서로의 소식을 톡톡 전하는가 하면 인상적인 사진을 앞다투어 올리기도 한다. 하지만 나이는 속일 수 없는지 아주 오래전에 유행했던 낡은 유머를 올려도 “오랜만에 배꼽 잡았다”는 댓글이 달리는 걸 보면 대부분 ‘어르신들’임을 짐작할 수 있다. 


    ▲누구나 자기 삶의 현주소에서 해놓은 건 없는데 할 일은 태산 같은 나이, 거울 보면서 아버지나 어머니의 얼굴을 발견하는 시기, 정신없이 달려왔지만 아직도 갈 길이 까마득한 나이, 지치고 외로워서 쉬고 싶어도 다시 일어나기 힘들 것 같아 제대로 쉴 여유도 없는 중년들에게 초등학교 동창회는 가뭄으로 찾아보기 힘든 고향의 약수터를 대신한다. 대선배님 왈~ “늙으면 자식보다 지팡이 하나가 더 도움이 되듯, 서로의 지팡이가 되어주고, 동무 얼굴에 주름살을 안쓰러워 하면서, 함께 손잡고 늙어갈 친구가 있다는 것에 감사한다”고 하신다. 친구들아!! 내년에 또 보쟈~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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