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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난 세계 1위, 시험의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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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난 세계 1위, 시험의 기회

벨 감독 (사진=문원주)

 

콜린 벨호가 세계 최강 미국을 만난다. 아시아를 넘어 세계 수준의 무대에서 한국의 경쟁력을 시험해볼 수 있는 기회다.

벨 감독이 이끄는 여자 국가대표팀은 22일 오전 9시(이하 한국시간) 미국 캔자스주 캔자스시티 칠더런스머시파크에서 미국과의 친선 1차전을 치르기 위해 지난 18일 출국했다. 친선 2차전은 28일 오전 9시 미네소타주 세인트폴 알리안츠필드에서 열린다. 이번 친선 2연전은 SkySports와 쿠팡플레이를 통해 생중계된다.

FIFA 랭킹 1위의 강호인 미국(한국은 18위)은 지난 도쿄 올림픽 3/4위전에서 호주를 4-3으로 물리치고 동메달을 획득했다. 올림픽과 월드컵을 각각 4회씩 제패한 미국으로서는 다소 아쉬운 결과이나, 이후 친선경기를 개최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달에는 파라과이와의 친선 2연전에서 9-0, 8-0 대승을 거뒀다.

블라코 안도노브스키 감독이 이끄는 미국은 도쿄 올림픽 멤버 대다수가 합류한 채로 한국을 맞이한다. 주전 골키퍼 앨리사 내어, 미드필더 줄리 얼츠(이상 시카고레드스타즈) 등이 부상으로 제외되기는 했으나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즐비하다. 특히 공격진은 칼리 로이드(고담FC), 알렉스 모건(올랜도프라이드), 메건 라피노(OL레인), 말로리 퓨(시카고레드스타즈) 등 탄탄한 전력을 자랑한다.

미국은 한국과의 친선 2연전을 끝으로 은퇴하는 로이드를 위해서라도 대승을 노릴 가능성이 크다. 로이드는 A매치 314경기 출전 134득점을 기록한 미국 여자축구의 간판으로, 2008년과 2012년 올림픽 금메달과 2015년과 2019년 월드컵 우승을 이끈 미국의 영웅이다. 2015년과 2016년에는 FIFA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주장을 맡은 지소연(첼시FC위민)은 미국이 계획한 축제를 망쳐놓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지소연은 2년 전 미국 원정 친선 2연전에도 참가했는데, 당시 2차전에서 골을 기록하며 1-1 무승부를 이끌어냈다. 그 경기는 질 엘리스 전임 감독의 고별 경기였다. 지소연은 “당시 미국 감독님의 은퇴식에 우리가 고춧가루를 팍팍 뿌린 기억이 있다. 좋은 경기를 하며 무승부를 거둔 좋은 기억이라 이번에도 그 기억을 되살리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은 미국과의 전적에서 13전 3무 10패로 열세다. 과거 5점 차 이상의 대패를 당한 적도 있으나 가장 최근인 2019년 친선 2연전에서는 1무 1패를 거뒀고, 경기 내용 또한 좋았다. 한국의 적극적인 압박 플레이에 당황한 쪽은 미국이었다. 지소연은 “미국은 포지션마다 좋은 선수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우리가 팀으로서 막아낸다면 결코 쉽게 지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에도 멋진 경기를 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한국은 2년 전과 비교해 명단 변화가 크다. 절반 정도의 선수가 교체됐다. 2019년 말 부임한 벨 감독은 빠른 공수전환과 강한 압박을 추구하는 ‘고강도’ 축구를 지향하고 있다. 2년 전 미국전에서 보인 가능성이 실현되는 과정인 셈이다. 벨 감독 부임 후 중용되고 있는 2000년생 풀백 추효주(수원도시공사)는 이번 미국전을 통해 처음으로 아시아권 밖의 팀과 A매치를 치르게 된다. 왕성한 활동량과 적극적인 돌파로 벨 감독 전술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추효주가 이번 미국전에서 어떤 기량을 펼칠지 주목해볼만 하다.

벨 감독은 부임 이후 가장 강한 상대를 만나게 된 것에 대해 “우리에게 좋은 테스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1월 인도에서 열리는 2022 AFC 여자 아시안컵 본선을 준비하는 데 있어 평가의 기회가 생겼다는 의미다. 벨 감독은 “아시안컵 본선에서 좋은 결과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호주, 일본, 중국 등 그간 아시안컵을 주도했던 상대들을 이겨야 한다. 이에 앞서 강팀과 경기를 하게 된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긴 이동 거리와 시차 적응이라는 불리한 조건을 갖고 있는 만큼, 벨 감독은 1차전보다 2차전에 보다 공을 들이겠다는 각오다. 벨 감독은 “1차전은 훈련을 3일 밖에 하지 못하고 치른다. 2차전은 준비하는 데 어려움이 덜할 것”이라며 “미국은 피지컬이 강하기 때문에 이에 대비해야 한다. 이는 특히 세트플레이 시 발휘되고, 페널티박스 안으로 전달되는 패스 또한 좋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벨호는 2년 만에 다시 만난 시험의 기회를 허투루 쓰지 않겠다는 각오다. 벨 감독은 “미국은 분명 강팀이지만 우리도 이런 상대와 겨룰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선수들 개개인도 스스로를 증명하고 시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선수들을 독려했다. 지소연 또한 “우리가 어느 위치에 와있는지 알 수 있는 기회다. 배울 점은 배우고, 우리의 강점이 무엇인지 찾아 자신감을 얻는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며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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