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착해지자는 생각을 안 했다. 전까지 챔피언 조로 출발하면 침착하게 치자는 생각을 많이 했다. 오늘은 출발 때부터 우승은 정해져 있으니 그냥 제 스타일대로 하자는 생각하고 나갔다. 작년에 이창우 프로도 그랬던 것 같다. 큰 생각을 하지 않고 플레이 했다.
17번 홀 긴장한 모습이 보였는데?
작년에 17번홀에서 안 좋은 기억이 있었다. 티샷만 잘 넘기면 우승이구나 생각했다. 17번 홀 티샷까지만 긴장했던 것 같다.
여자친구의 퍼터를 가져오게 된 상황은?
오래된 퍼터이다. 10년도 넘었을 것이다. 똑같은 퍼터가 있는데 잃어버렸다. 중학교 3학년 때 쯤 나온 퍼터였다. 오랜만에 보니 감회가 새롭고 반갑길래 가져왔다. 퍼터가 짧아서 적응이 안됐는데 잘 들어가니 쓰게 됐다. 분위기 반전이라고 생각한다.
4번홀 더블보기 이후 3번 연속 버디 상황은?
더블보기가 나와서 당황했다. 예전 같았으면 무너졌을 텐데 오늘은 마음이 편했다. 다른 때와 달랐던 것 같다.
좋은 성적으로 이어가다가 최종 라운드에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다.
상반기에는 성적이 좋았다. 시즌 중반부터 골프가 잘 안되고 애정도 많이 떨어졌었다. 다시 골프가 좋아지는 시기에 신한동해오픈 챔피언조로 나갔고 이후 좋은 성적이 나오다가 우승까지 오게 된 것 같다. 시즌 초와 비교 했을 때 컨디션이나 샷감이 좋아지거나 나빠진 것은 아닌 것 같다.
우승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마음 고생을 했을 것 같은데?
마음고생 안 했다. 우승만 없었지 잘 쳤다. 주변의 기대나 스폰서가 있어서 이제는 우승을 해야 겠다. 했으면 좋겠다 생각하면 미끄러져 자신감이 없는 상태였다. 연습을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요즘 느낀다.
앞으로의 계획?
미국에 꼭 가고 싶다. 내년에 도전해 볼 생각이다. 올해는 너무 망설였다. 도전하려고 했는데 시즌 중반 성적이 좋지 않으면서 자존감이 많이 떨어졌었다. 최경주 프로님을 보면서 도전에 대해 많은 것을 느낀다. 내년에는 도전해 볼 생각이다.
우승 확정 후 최경주프로와 포옹하는 세레머니를 했다.
많이 젖었으니 안지 말라고 하셨다. 그래도 너무 좋아서 안았다. 이번 대회 공식 연습일에 만나서 인사 드렸는데 알아 봐주셔서 감동했다. 기억 못하실 줄 알았다. 기억해 주셔서 ‘나 함정우 아직 괜찮구나’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