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16 (일)
'칼럼리스트'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24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늦은 오후, 커피 향기가 책갈피 사이로 스며드는 시간, 책의 한 문장이 시야에 들어왔다. “오늘 하루, 당신은 자신에게 어떤 말을 하였는가.” 하루 동안 어떤 말을 나에게 주로 했었는지 떠올리다 흠칫하고 놀라고 말았다. 최근 나에게 말을 건네는 시간이 부족하기도 했지만, 주로 내뱉었던 혼잣말들은 긍정적인 언어보다 부정적인 의미를 더 많이 내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부정적인 표현이 많았다는 것은 나를 소홀하게 대하고 있었다는 사실과 동일시되면서 마음 한편이 불편해졌다. 며칠 전, 직원들 앞에서 1년 계획을 발...
행복이 그냥 지나가게 두지 말기를... 엄마는 따뜻하게 데워진 소파에 비스듬히 누워 나른한 표정으로 TV를 본다. 그 옆에 있는 아이는 소파에 걸터앉아, 처음 하는 뜨개질의 재미에 빠져 연신 손이 왔다 갔다 하느라 바쁘다. 그리고 아빠는 그런 아이의 앞에 앉아 진지한 표정으로, 아이의 조그만 발톱을 정리해 주고 있다. 아빠의 투박하고 큰 손이 저리 섬세하게 느껴지는 건 사랑이 담겨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런 아이와 남편을 무심한 눈길로 바라보다 문득, ‘지금, 이 순간이 행복이겠구나!’라는 생각이...
유은지. 우리 삶의 마디. 유은지 칼럼리스트 주말 오후, 지인들과 대나무로 유명하다는 아홉산 숲을 찾았다. 장소를 옮기며 걸을 때마다 사락사락. 바람결에 들려오는 대나무 잎 소리는 처마 끝 풍경 소리를 떠올리게 했다. 빼곡하게 줄지어 선 대나무 숲에 들어가니 대나무 향에 코끝이 상쾌해진다. 사계절 내내 녹색으로 푸른 대나무는 식물들이 자신의 색을 잃어버리는 겨울이 될수록 푸르름이 더욱 빛을 발하는 듯하다. 고산 윤선도는 오우가에서 대나무를 풀도, 나무도 아니라고 말했는데, 일반적인 나무와는 달리 대나무에는 나이테...
당신을 지켜주는 그 무엇을 믿는가? 당신은 그런 적이 없었는가? 살다 보면 끝이 보이지 않는 낭떠러지 앞에 서 있는 것 같은 아득한 느낌! 끝이 없을 것 같은 절망 앞에서, 우린 세상의 모든 신을 간절히 찾게 되는 때가 있다. 종교적 의미의 신, 마음속에 존재하는 나만의 신, 우주에 존재하는 무엇이라 이름 불러도 좋은 그런 존재 말이다. 어떤 신성한 존재가 나를 지켜주고 있다는 간절한 믿음이 필요한 순간이 있지 않은가? 천국에서 신을 만난 한 사내의 이야기가 있다. 신이 그가 걸어온 한평생을 보여주었다. 그의 곁에...
'관계는 안정적인 애착에서' 유은지 칼럼리스트 삶에서 겪는 대부분의 문제들은 관계의 어려움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그 관계를 잘 들여다보면 우리는 ‘애착’이라는 단어를 마주하게 된다. 최근 방송에서 만나는 수많은 금쪽이의 이야기를 보아도 아이나 성인. 누구나 할 것 없이 안정적인 애착이 인간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를 알 수 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만나게 되는 양육자와의 관계를 우리는 애착이라고 하며 그 관계를 안정적이고 긍정적으로 형성하는 것은 중요하다. ...
유은지의 관계학교 _ 새로운 시작과 진짜 행복 제야의 종소리와 함께, 한 해가 마무리되고 2024년 푸른 용의 해가 시작되었다. 매년 12월 31일 자정에 울려 퍼지는 종소리는 새로움에 대한 시작으로 각자의 다짐과 서로의 안녕을 기원하는 소중한 시간이 된다.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해를 맞이하는 순간, 여러 생각이 들었다. 2023년을 이대로 보내도 되는 건가 하는 아쉬움과 함께, 다가올 신년을 어떻게 보내야 할까 하는 마음이 겹쳐졌다. 정신없는 일정들로 바쁘게 보내느라 사전에 준비할 겨를도 없이 새해...
우리의 책 읽기는 안녕한가? 푸른 용의 기운으로 찬란히 떠오른 2024년 첫날의 해가 저물었다. 새해 첫 일출은 부지런한 지인들이 보내 준 사진 덕분에 수고로움을 덜었다. 그리고 1년 전 오늘처럼 새해 첫 일몰을 기대하며 길을 나섰지만 아쉽게도 잔뜩 흐린 하늘엔 구름만 낮게 흐른다. 어쩔 수 없다. 그 사이를 비집고 나온 햇살 한 줌을 본 것으로 만족해야 할 것 같다. 새해 첫날인 오늘 아침, 가장 먼저 한 일은 무엇이었을까? 여느 아침과 똑같이 새벽 독서로 하루를 열어 본다. 세상은 깨어있는 사...
'너무 어려운 숙제' 아이들은 ‘세상에 산타클로스는 없다’라는 충격적인 진실을 몇 살쯤 마주할까? 우리 아이는 초등학교 1~2학년 때까지는 믿었다고 한다. 어느 해인가 크리스마스 전날, 산타 할아버지에게 ‘선물을 주셔서 감사하다’는 편지와 과자를 문 앞에 두고 잤던 아이의 순수함에 미소지었던 기억이 난다. 며칠 전, 아이가 물어본다. “그럼 그 과자 누가 먹었어?” 굴뚝을 타고 내려와 선물을 주시던 산타 할아버지가 아빠, 엄마였음을 알아버리고도 당당히 선물을 요구하는 아이에게 이런 제안을 한 적이 있다. “세상에...
거리마다 조명이 이쁘게 반짝이고, 크리스마스를 배경으로 기분을 내는 12월이다. 주말과 함께 찾아온 성탄절은 하루의 휴식을 더 선사한다. 퇴근길, 엄마와 크리스마스카드를 고르고 있는 어린아이를 보자니 문득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크리스마스카드를 만들어보겠다고 문구점을 다니며 재료를 사고, 늦은 밤까지 카드를 적으며가족과 친구들에게 마음을 전하기도 했었다. 20대까지만 해도 주변 지인에게 손수 만든 카드는 아니지만 예쁜 카드에 마음을 담아 건네기도 했다. 12월이 되면 연례행사처럼 크리스마스와 다가오는...
올해 겨울은 한파주의보가 발령될 만큼 유난히도 차갑다. 추운 날씨에 몸을 움츠리면 어느새 마음까지 경직되는 것 같다. 콧등을 붉히는 매서운 바람 속을 걷다보면 따뜻한 공간에 들어가 뜨거운 차 한 잔과 잔잔한 크리스마스 캐럴을 들으며 노곤한 상태로 즐기고 싶은 욕구가 솟구친다. 며칠 전 만난 친구는 겨울이 되니 왠지 모를 헛헛한 마음에 위로받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다. 커다란 상실의 아픔이 있거나 어려운 상황의 이슈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일상을 살며 위안 받고 싶을 때가 종종 있다. 친구도 그러한 마음이지 않았을까. “몸과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