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1.06 (금)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검찰청법 및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이른바 ‘검수 완박’ 법안)은 여러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은 형사사건에 대한 수사권 배분 문제를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불과 1년 전 검찰・경찰 수사권 조정을 통해 건국 이후 70여 년 동안 유지돼온 형사 사 법체계에 큰 변혁을 시도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이 아직 자리 잡지 못한 상황 에서 이번의 ‘검수완박’ 법안은 검찰수사권을 완전히 배제해 각종 문제를 노출 하고 있다.
1년 전 시행한 검경 수사권 조정 조치는 운영 과정에서 많은 문제점이 드러 났다.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한 충분한 검증 없이 이번에 다시 검찰의 직접 수 사권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은 수사권의 적정한 운영을 위한 수사기관 상호간 견제와 균형 법리에 완전히 배치된다. 또 국민을 범죄로부터 보호하고 적법한 수사를 통해 인권을 보호한다는 원칙에도 어긋난다. ‘검수완박’ 법안은 국민 보호와 국가 안전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법안이기 때문에 1년 전의 검경 수사권 조정 시행 결과를 면밀히 검토한 후 형사사건 수사권의 적정한 배분을 논의하는 것이 국민의 법 상식에 부합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서둘러 법안을 통과시키려고 하는 시도에 대하여 한국법학 교수회는 국민의 법 상식과 법적 관점에서 깊은 우려를 표한다. 법적 관점에서 ‘검수완박’ 법안의 문제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검수완박’ 법안은 검사의 6대 중요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 위사업・대형 참사) 등에 대한 직접 수사개시 권한을 폐지함은 물론, 송치 사 건의 보완 수사권까지 모두 삭제하고 있다. 이는 검찰의 수사권을 전면 박탈하 여 경찰 수사의 적법성에 대한 통제 권한도 함께 없애거나 약화시켜 자의적인 경찰 수사로 인한 국민의 기본권 침해 우려를 가중시키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헌법이 수사단계에서 영장청구권자를 검사로 한정한 것은 다른 수사기관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확립시켜 인권유린 폐해를 방지하고, 법률전문가인 검사를 거치도록 해 기본권침해 가능성을 줄이고자 한 것”이라고 천명하였다. 대법원 도 검사 제도의 기본 취지는 “인권침해의 소지가 가장 많은 수사 분야에서 국 민의 인권과 자유를 보호”하는 데 있다고 본다. 그런데 이 법안은 검사 제도의 인권옹호 기능을 지나치게 도외시하고 있다.
둘째, ‘검수완박’ 법안은 검사의 수사권 박탈에만 몰두한 나머지, 범죄 피해자 의 권리를 부당하게 제한하는 심각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현재 사법경찰관 의 불송치결정에 대하여 고소・고발인이 이의신청을 하면 형사소송법 제245조 의7 제2항에 따라 검사에게 사건이 송치되도록 하고, 검사가 불기소 결정을 하면 항고, 재정신청을 통한 불복의 기회를 다시 부여한다. 그러나 이 법안은 사건 송치 규정을 삭제하고 고소・고발인의 이의신청이 있을 경우 검사가 보 완수사 요구만 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에 따라 사법경찰관이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에 응하지 않더라도 검사는 사건을 송치 받을 수밖에 없어 고소・고발인 의 항고 및 재정신청 제도가 형해화될 수 있다.
셋째, ‘검수완박’ 법안은 검사의 책임 있는 공소제기와 공소유지 권한 행사를 불가능하게 한다. 검사가 기소 의견으로 송치받은 사건에 대하여 보완수사를 전혀 할 수 없으므로 검사 스스로 실체적 진실을 정확히 파악할 수 없게 된다. 이에 따라 검사는 경찰의 1차적 판단에 의존하여 공소제기 권한을 행사할 수 밖에 없다. 공소유지 과정에서 객관적 사실 확인이 필요한 경우에도 직접 수사 할 수 없고 모두 경찰에 의존해야 하는 것이다. 이는 공소제기와 공소유지의 결과에 대하여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 경찰에 공소제기에 관한 실질적인 권 한을 부여하는 것과 다를 바 없어 기소독점주의에 관한 형사소송법 제246조의 취지를 몰각하게 된다.
이제라도 ‘검수완박’ 법안이 과연 국민의 눈높이에서 국민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것인지 제대로 검토해야 한다. 동시에 법안 시행으로 나타날 제반 문제점 을 신중하게 살펴보고 각계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는 절차가 선행되어야 한다. 입법이라는 꽃은 치열한 내면적 열망이 밀려 나온 결과물이어야 하며, 춘서 (春序, 개화의 순서)에 따라야 하는 법이다. 한국법학교수회는 국회에 발의된 ‘검수완박’ 법안이 국민의 법 상식, 절차적 정당성에 반해 헌법에 보장된 국민 의 기본권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는 점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
2022. 4. 22. 한국법학교수회장 정영환
계좌번호 복사하기
가을비가 촉촉이 내리던 10월 24일 토요일 저녁. 경남 창원시 진해구의 한 음식점에 반가운 얼굴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가례초등학교 제44회 동창회(회장 원종일)가 마련한 20...
2026년 10월 15일, 제이유 사건 피해자들이 청와대에 탄원서를 제출하며 약 20년에 걸쳐 해결되지 않은 피해 문제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과 대책 마련을 호소했다. 피해자...
2000년대 중반, 불법 다단계 사업인 ‘제이유’ 사건으로 인해 전국 40만 명의 국민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 당시 인터넷 방송과 미디어를 기반으로 하여 불법 콘텐츠 유통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