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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희 칼럼] 인연은 강물처럼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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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교육/건강

[김연희 칼럼] 인연은 강물처럼 흐른다

“저 오늘이 마지막이에요.”

몇 달 전부터 찾기 시작한 카페의 직원이 주문을 받으면서 말한다.

“어머, 왜요? 서운해서 어떡해요.”

“좀 멀리 이사 가게 됐어요. 손님께는 이야기하고 가야 할 것 같아서 처음 말씀드려요.”

“얘기해줘서 감사해요. 그동안 고마웠어요.”

라며 서운한 마음 가득 담아 마지막 인사를 건넨다.

 

커피.jpg

 

 

작년 긴 겨울이 시작될 무렵부터였나 보다. 해가 뉘엿뉘엿 넘어갈 때쯤이면 나는 카페 문을 열고 들어온다. 따뜻한 커피를 주문하고 통유리창 너머 짙어가는 어둠을 벗 삼아 내 안의 고독과 만났고 글을 썼다. 그렇게 시간이 쌓여 카페 직원과 반갑게 인사하고, 보이지 않으면 궁금한 사이로 시나브로 발전하고 있었음을 헤어질 때가 되어서야 깨닫는다. 그런 직원이 자신의 부재 이유를 미리 알려주는 마음 씀씀이가 마냥 감사하다.

 

 

그래,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운 인연이란 생각이 든다. 모든 만남이 절절할 수도, 많은 사연을 가질 필요도 없지 않을까? 우린 좋은 인연을 이야기할 때 시간과 비례해서 말하기도 하고 서로가 서로에게 얼마나 필요한 존재였는지로 그 깊이와 특별함을 나타내기도 한다. 그러나 모든 인연이 시간과 비례하지도, 내 필요에 따라서 가치를 따질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뿐인가? 사람과 사람 사이는 생각지도 못했던 일로 멀어지기도 하고, 놀랄 정도로 갑자기 가까워지기도 한다. 관계의 변화를 예측하고 행동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살다 보면 무수한 변수가 우리의 삶 속에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모두 각자 다른 관점으로 세상을 보고 있으며 그 세상과 세상이 만나는 교집합에서 서로 다른 생각이 만나기 때문에 내 의도가 전부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나는 강물이 물줄기를 따라 유유히 흘러 큰 바다에 이르는 것처럼, 사람과 사람의 만남 또한 물결을 타고 흘러간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끊임없이 변하고 우리도 변화를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산도 자의든 타의든 십 년이면 변한다고 하는데, 우리의 인간관계 또한 세대교체를 하는 것처럼 누군가는 저편으로 밀려나고 누군가는 새로이 내 안으로 들어오게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 아닐까?

 

 

맹자는 “산속의 좁은 길도 계속 다니면 길이 만들어지지만, 다니지 않으면 풀이 우거져 길이 막히게 된다.”라고 했다. 원래는 학문을 비유해서 한 말이지만 인연에 빗대어도 한치 틀림이 없는 것 같다.

 

 

내가 관심을 주는 인연이 자랄 수밖에 없다.

 

 

세상에 의미 없는 만남이 어디 있겠는가? 어쩌면 오늘 지금 내가 마주한 그 누군가가 가장 중요한 사람일지도 모른다. 설혹 다시 마주할 일이 없어도 그 작은 인연도 소홀히 여기지 않는 진심이 좋은 인연으로 이끌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만남이 우리를 어디로 데려다줄지는 아무도 모르지 않는가?

 

 

마지막 인사를 건네던 카페 직원과의 인연도 이것으로 끝이라고 누구도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시간이 지나 어디에서 또 어떤 인연으로 만나질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지금껏 내 생의 물결 위에 함께하고 있는 사람은 그 자체로 감사하고, 새로 다가오는 인연 또한 마음을 열어 환영한다. 그리고 이제는 나와 다른 길을 가고 있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 역시 감사와 좋은 일이 함께하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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